» 여행작가 박동식의 어린이가 만든 직물. 사진 박동식 제공

그 바느질의 순박함
[매거진 Esc] 여행에서 건진 보물 여행작가 박동식의 어린이가 만든 직물
  

“길 위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는 박동식씨에게는
아마도 ‘여행’이라는 유전인자가 살아 꿈틀거리는 것 같다.
1990년 제대한 뒤 제주도를 걸어서 여행한 뒤, 여태껏 세계를 헤매고 있다.
그는 여행을 하면서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 여행작가다.
1999년에는 인도차이나 반도를 헤맸다.
타이 방콕에서 시작해 라오스, 베트남, 캄보디아를 거쳐
다시 타이로 돌아오는 석 달짜리 장기 여행이었다.

라오스. 지금만 해도 배낭여행자의 때가 탔지만,
그때만 해도 라오스는 순수함이 남아 있는 곳이었다.
방비엔은 “단 한 사람의 불만도 없이 모든 배낭여행자가 사랑하는 곳”이었고,
루앙프라방은 “전체가 사원으로 뒤덮인 평화스러운 도시”였다.

루앙프라방의 도심, 사원과 사원 사이 한 공터에는 직물시장이 있었다.
주민들이 쪼그리고 앉아 직물을 만들어 팔았다.
주민들은 바탕색은 보통 남색 천을 바탕으로 하고 그 위에
빨강, 파랑, 초록색 등 다양한 색의 천을 덧대어 작품을 만들었다.
이렇게 제작된 직물은 식탁보가 되기도 하고, 보자기가 되기도 하고, 지갑이 되기도 했다.
“문양이 모던하지 않아요?”

그래서 몇 장을 사들였다.
그중 애착이 가는 것은 아이가 만든 직물이다.
엄마 밑에서 열 살배기 아이는 미술시간 그림을 그리듯 서툴게 바느질을 하고 있었다.
“아이 스스로 디자인한 거죠.”
치마를 입은 여자아이, 파랑·주홍·하늘색 물고기,
그리고 형태를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조합된 디자인. 바느질은 엉성했지만
아이의 순박함이 담겨 있어 좋았다.
그래서 그에게 라오스의 추억은 아이가 바느질한 순박함으로 남아 있다.

글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