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7/21

*수영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사이클 사고로 인해서 운동은 전혀 하지 못했었다. 그리고 여행 다녀오고 지난 17일부터 조금씩 달리기를 시작했다. 결국 운동은 2달만에 하는 셈이었다. 무엇보다 당장 철원대회가 걱정이 되었다. 사실 마음이야 아이언맨 대회를 목표로 철원대회는 워밍업으로 생각하자고 마음 먹었지만 그래도 마음을 완전히 비우기는 어려웠다.

어제 불안한 마음 때문에 수영을 했다. 성남 제2수영장까지 갔었다. 멀었지만 사이클을 타고 가면 사이클 연습도 겸할 수 있었기에 일부로 선택한 상황이었다. 더욱이 88수영장은 자유수영 시간에 거의 목욕탕 수준이지만 성남 수영장은 학생들이 50m 풀에 들어올 수 없도록 되어 있어 한가한 것이 장점이고 쉬는 시간이 없다는 것도 장점이었다.

3km 정도 장거리에 도전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모든 것은 예상 밖이었다. 김태원 선배님과 송명식 선배님이 오셨는데 처음 500m를 함께 돌기로 했는데 400m를 돌고 나머지 100m를 돌 수가 없었다. 지쳤고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정말 예상 밖의 상황이었다. 속도도 나지 않았고 앞서 가시는 송명식 선배님을 따라갈 수도 없었다.

잠시 후 1분 10초 인터벌을 했는데 나는 쉬는 시간이 거의 없이 도착하면 바로 출발해야 하는, 한마디로 계속 전력 질주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2달 전과는 판이하게 다른 상황이었다. 2달 쉰 것이 그렇게까지 작용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었다.

종료 30분 정도를 남기고 송명식 선배님과 김태원 선배님은 심박계에 대한 상의로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고 나는 다시 한번 천천히 1km에 도전(?)을 했다. 하지만 10m도 가지 못해서 발에 쥐가 났다. 처음부터 조짐이 이상했는데 제대로 찾아온 것이다. 그것도 양쪽발 모두.

응급처치를 하고도 조금만 움직이면 발가락이 뒤집어져서 결국 로프를 잡고 돌아와야 했다. 최악의 상황이었다. 물론 준비 운동을 제대로 안 한 이유도 있겠지만 하체의 근육들이 수영에 대한 기억들을 모두 잊었다고 느껴졌다.

돌아오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7월은 늦었지만 8월에는 당장 수영장 등록을 다시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철원대회에서 기록은 둘째치고 쥐가 날까봐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토록 후퇴한 수영 능력에 참담하기도 했다.

물론 상대적으로 오기도 생겼다. 8월 한달 어디 누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 몸이 부서지는지, 아니면 원하는 기록을 만들어 내든지. 그래, 철원만 어떻게든 넘기자. 그렇게 생각했다. 내 수준에 맞는 원하는 기록이 나오지 않을 경우 다리가 부러지는 한이 있어도 몸을 혹사시키겠다는 단단한 다짐까지 생겼던 날이다.  

*사이클
어제 수영장을 가면서 탄 사이클이 여행 다녀와서 처음 타는 사이클이었다. 7월의 남은 며칠만 해도 무식한 계획을 세웠지만 결국 계획대로 하지는 못했다. 사실 아무리 철원이 과정이라고 해도 대회인데 계획대로 훈련했다가는 출전 자체가 어렵거나 대회에서 엄청난 고전을 면치 못할 것 같았다.

일요일 10km를 뛰고 하체에 알이 베겨서 계단이 힘든 상황이 되었지만 월요일 10km를 다시 뛰었었다. 일요일과 월요일의 10km 기록에서 알 수 있듯 참담했었다. 일요일이야 처음 뛰는 것이니 57분이란 기록이 적응 기록으로 여겨질 수 있었는데 월요일은 1시간이 걸리고 말았다. 그것도 참 힘든 런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무식하게 세운 사이클 계획을 실천했다가는 몸에 무리가 올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오늘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런을 할 것인가 사이클을 탈 것인가. 아니면 정말 무식하게 두개다 할 것인가. 사이클을 타기로 했다. 몸 상태를 봐서 돌아와서 런도 해볼 생각이었다. 그러나 사이클 역시 참패였다. 김포에서 시작해 초지대교를 거쳐 강화의 일부를 일주하고 강화대교로 돌아오는 코스는 대략 105km의 거리였고 후반에 산 하나를 넘어야 하는 힘든 코스였다.

시작부터 힘들었다. 초지대교까지만도 대략 20km가 찍혔는데 참 먼 길이었다. 속도도 나지 않았다. 초지대교까지 1시간이 걸렸으니 시속 20km였다. 이후 속도는 더욱 줄었다. 35km 지점 동막해수욕장에서 휴식을 취하며 확인해 보니 평속 17km 정도. 처음에는 속도계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후 레이스는 더욱 힘들었다.

다행히 중간에 길을 잃었다. 정말 길을 잃은 것은 행운이었다. 후반에 넘어야 하는 산을 넘지 않고 곧바로 강화 시내를 거쳐 강화대교를 넘은 것이다. 사실 중간에 레이스를 포기하고 싶었다. 버스에 자전거를 실어 준다면 버스를 탔을 것이다. 그러나 갔으니 돌아오기 위해서는 강화대교를 넘어야만 했다. 그리고 후반에 넘어야 할 산이 걱정이었다.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냥 평지도 페달이 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다행히도 길은 생소해졌고 점점 도로가 넓어졌다. 코스를 잘못 들어선 것이었다. 그리고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김포시까지는 94km가 찍혔다. 애초에 생각했던 코스대로 가서 산을 넘었다면 11km를 더 달리게 되었을 것이고 그 코스는 오늘의 레이스에서 코스 자체로도 가장 힘든 구간이지만 지친 내 다리로는 넘지 못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아무튼 지금의 결과로는 일요일과 월요일에 각각 10km씩 달린 런도 실패요, 어제 1시간 30분 동안 겨우 1km밖에 돌지 못한 수영도 참패이며 오늘 사이클 도전 역시 완전 망가진 상황이다. 오늘의 평속이 20km를 넘지 못했으니 말해서 뭐하겠는가.

하도 지쳐서 김포에서 사우나에 가서 나름대로 몸을 풀고 돌아왔다. 이제 내일과 모레가 남았다. 더 이상 사이클은 타지 않을 것이지만 그래도 내일 수영은 다시 도전해야 할 상황이다. 이대로는 도저히 불안해서 그냥 대회에 나갈 수가 없다. 내일 천천히 장거리에 도전해서 잘하지도 못하는 수영이지만 예전의 느낌을 다시 찾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내일 기상해서 다리에 알이 베기지 않았다면 10km 런을 해볼까도 생각 중이다.

뭐가 잘하는 것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어차피 체계적인 훈련은 나에게 존재하지 않았었다. 내일과 모레 잘 마무리하고 철원대회에서 6시간 이내에 완주하기를 바라며 아쉽지만 아이언맨 대회를 기약해야 겠다. 몸이 좋지 않으면 마사지라도 받아서 풀어볼 생각이다. 경제적으로 부담스럽다면 사우나에서 자가 마사지라도 해야 겠다.

아... 여행에서 돌아오자 마자 운동부터 시작하지 않은 것이 이렇게 후회스럽다니. 돌아오자 마자 조금씩이라도 시작했다면 아마 지금쯤 여행 이전, 아니 사고 이전의 기량은 되찾지 않았을까 싶다. 아무튼 오늘까지의 훈련이 힘겨운 것이기는 했지만 이것이 예전 기량을 되찾는 일이 되어서 철원대회에서는 결과적으로 기본적인 기록으로 완주를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런에서 정말 고통없이 완주했으면 좋겠다. 무섭다. 마지막 런에서의 고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