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6/07/화(새벽)

6월 5일 통영에서 국제트라이애슬론 대회가 있었다. 작년에 참여하지 않았던 대회이기에 남다른 기대도 있었고 여행을 떠나기 전에 최대한 훈련해서 '올인'을 하기로 계획했던 대회였었다. 하지만 지난 달에 발생한 사고로 그 어떤 훈련도 못하고 있다가 대회에 참가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걱정했던 것보다 큰 무리는 없었다. 단지 수영을 하면서 지나친 두통에 시달렸던 것이 걱정스러웠다. 사고 후 계속해서 작은 두통이 이어졌는데 대회 당일 수영을 하면서 두통이 심각했다. 심박수가 올라가고 스트레스와 함께 긴장을 한 것이 원인이었을 것인데 사실 사고의 후유증이란 것보다는 곧 떠날 티베트 여행이 더 걱정이었다. 티베트의 평균 고도가 3500미터이고 이번 여행의 최종 목적지인 카일라스를 가기 위해서는 5000미터의 고지를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티베트 여행에서는 고산병 증세가 없었지만 티베트 바로 직전에 갔었던 에베레스트 트레킹에서는 목숨이 위태롭다고 느낄 정도로 심각한 고산병에 시달렸었다.

아무튼 통영 대회는 무사히 마쳤고 기록은 대구대회보다 7-8분이 뒤진 2시간 51분 가량이었다. 물론 아직 공식 기록은 나오지 않았고 스스로 체크한 기록이다. 수영이야 그렇다고 치고 사이클 코스가 오르막과 내리막의 연속이었다. 짧은 코스를 5바퀴 돌아야 했는데 쉬운 코스는 아니었다.

런은 평탄한 코스였다. 하지만 거의 2주 동안 훈련이 전무한 상태에서 나간 대회여서 하체 근육에 무리가 많았었다. 아무튼 사고가 없었다면 훈련을 통해서 이전 기록이 유지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회였다.

하지만 내년에도 또 통영 대회에 참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내려갈 때도 7시간이 넘게 걸렸고 올라올 때도 크게 차이는 나지 않았다. 짧은 코스를 위해서 그렇게 긴 버스 여행을 또 한다는 것은 너무 피곤한 일이었다. 물론 올 해 말에 통영까지 이어지는 고속도로가 완공된다고 하니 상황은 좀 달라지겠지만 너무 장시간의 버스 여행이 무척 피곤했다.

더욱이 기대했던 통영의 아름다움은 만끽하지도 못했다. 수질은 좋다고 하지만 제주에 비하면 큰 점수를 줄 수도 없었고 사이클과 런을 하면서 주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대회 운영은 엘리트 선수들 대회가 따로 열리는 국제대회이기 때문에 준비도 잘 되어 있었고 고급스런 느낌까지도 들었지만 거리와 기대했던 아름다운 코스가 아니었다는 것이 아쉬웠다.

이제 한 달간 훈련을 못한다. 돌아오면 2주 후에 하프코스인 철원대회가 기다리고 있다. 그 2주 동안 알차게 훈련해서 최소한 여행 떠나기 전의, 아니 사고 전의 기량을 그대로 발휘하는 것이 목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