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01/월

엄밀히 따지면 3년도 넘지 않았을까 싶다. 다니던 88체육관 수영장에 오리발이 보관되어 있지만 '다음 달부터 가야지, 다음 달부터 가야지'라는 생각으로 찾아오지 않던 오리발. 결국 연수반 사물함에 있던 오리발은 분실이 되어도 예전에 되었을 것이다. 암튼 오리발을 찾아오지 않은 이유는 곧(?) 다시 수영을 시작할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은 쏜살처럼 지나가고 만 3년이 넘은 듯싶다.

그 사이 수영을 다시 해야 한다는 스트레스는 거의 없었다. 꼭 다시 하고 싶어 안달이 난 것도 아니고 꼭 필요한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랬다면 당연히 수영장에 등록했을 것이다. 그냥 쉬고 싶었던 것이고 거기에 게으름이 더해지면서 많이 쉬었을 뿐이다. 물론 그 사이 몸매는 망가졌다. 그렇다고 근육이 불끈불끈 솟는 몸매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옆구리는 지금처럼 두껍고 물컹한 테두리가 둘려지지는 않았다.

암튼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수영장을 등록했다. 비싼 88체육관은 포기하고 가깝고 저렴한 주민체육센터에 등록을 했다. 월수금 7시 수영이다. 어제 지방 취재가 있어서 자정이 넘어 집에 도착했고 1시가 넘어 잠들었지만 첫 날부터 빠질 수가 없고, 시작부터 결심히 흔들려서는 안 되겠다 싶어 수영장을 나갔다. 근데 하필 월요일이 오리발 끼고는 날이란다.-.-

생각보다 빡세게 돌리는 수영장이었다. 더욱이 오리발 없이 오리발 따라 가려니 죽을 맛이었다. 물론 오리발 두 바퀴 돌 때 한 바퀴만 돌았다. 88체육관은 50M 레인이니 갔다오면 100M인데도 몇 바퀴고 거뜬하게 돌았는데 이곳은 25M 레인인데도 도저히 힘들어서 매 바퀴를 돌 때마다 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 그 넘치던 체력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오늘 첫 등록으로 나온 사람은 꽤 많았다. 줄 잡아 20명은 넘는 듯. 처음 수영 시작하는 사람은 어린이 풀로 가고 나머지 중에 예전에 오리발까지 착용했던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했다. 난 오리발까지 하긴 했는데 3년 되었다니 잠시 생각에 잠기다 윗 레인으로 가란다. 그곳에 상급반인지 중급반인지는 아직 파악을 못하겠다. 어린이 풀을 제외하고 4개의 레인이 있는데 3개의 레인은 함께 돌리고 나머지 하나의 레인이 별도로 진행되고 있었으니 어쩌면 상급반 레인이 3개인 것 같기도 하다.

근데 조금 늦게 수영장에 온 20대 청년 두 명이 합류했는데... 허거걱... 왜 이리 잘하는 거야? 거의 오리발 긴 기존 맴버와 함께 레인을 돌았다. 처음에는 신입 중에 내가 앞에 섰는데(신입 4명 중에 나만 남자) 청년 두 명이 온 후에는 그들에게 앞 자리를 내줬다. 자세도 좋고 체력도 너무 좋은 친구들이었다. 심리적으로 너무 쫒기는 날이었다. 수영 끝나고 나오니 가슴과 다리가 뻐근.-.-

아... 근데 접영은 여전히 안 되더만. 더욱이 체력이 바닥난 후반에 접영을 시키니 25M에서 반도 못가고 자유형으로 전환했다. 자세도 안 나오고 당연히 앞으로 나가지도 않고. 솔직히 쪽팔렸다. 자세 안 나와도 힘으로 25M는 무리 없이 가고는 했는데...-.- 이러다 아래 레인으로 강등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별도로 접영 연습 좀 하고 가야 할런지, 원. 봐서 자신 없으면 내일 접영 연습을 위해 수영장을 가야할지도 모르겠다.

암튼 수영을 시작했으니 그래도 마음은 뿌듯. 근데 며칠 남지도 않은 동아마라톤은 어쩔 건지... 작년 동아마라톤도 1년 동안 서너 번 뛰어 보고 나가더니 올해는 아예 작년 동아마라톤 이후 런닝화를 신어 보지도 않고 지금까지 버티고 있다. 이럴 거면서 뭐하러 참가 신청은 한 것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3월 시작과 함께 운동을 시작했으니 매우 만족. 급할 것 없이 뭐든 차근차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