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마지막 황제의 능, 홍유릉




조선 왕릉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을 정도로 값진 유적이다.

그러나 조선 왕릉이 그리 추천할 만한 여행지는 아니다.

문화적, 역사적 가치는 훌륭할지 모르지만 볼거리가 그리 풍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유릉은 다르다.

홍유릉은 홍릉과 유릉을 합친 말이다.

대부분의 조선 왕릉은 여러 개의 능이 함께 조성되어 있어서 이렇게 능의 앞자를 따서 만든다.

아니면 서울 동쪽의 9개의 능이 있는 곳이라고 해서 동구릉,

혹은 서울 서쪽에 3개의 능이 모여 있어서 서삼릉 이런 식이다.

홍유릉은 조선왕조의 마지막 왕이었던 26대 고종과 27대 순종이 모셔진 능이다.

홍릉에는 명성황후가 합장돼 있으며, 유릉에는 순명효황후, 순정효황후가 합장되어 있다.

특히 고종은 1897년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선포하고 황제즉위식을 가졌다.

따라서 고종과 순종이 묻힌 홍유릉은 역대 왕릉과는 달리 황제의 능 형식을 따라 조성되었다.



개인적으로 왕릉에서 가장 감동적인 것은 석물이다.

오랜 세월 말없이 제자리를 지킨 석물은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를 보는 듯 감동적이다.

하지만 모든 조선 왕릉의 석물은 봉분 바로 앞에 세워져 있다.

가장 중요한 볼거리가 출입제한 구역에 세워져 있는 것이다.

하지만 홍유릉을 추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홍유릉의 석물은 봉분 앞이 아니라 홍살문과 침전 사이에 위치해 있다.

중국 황제의 능 형식을 따라서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웅장하고 화려한 왕릉의 석물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 바로 홍유릉이다.

침전 바로 앞에 문인석과 무인석이 마주보고 서 있으며

뒤로 기린, 코끼리, 사자, 해태, 낙타, 말 등이 정렬하고 있다.

황제의 능이기에 조선 왕릉 중에 석물의 규모도 가장 방대하다.

하지만 석물에서 감동받을 수 없는 당신이라면

홍유릉 역시 그리 매력적인 곳이 아님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글과 사진 박동식



월간 PAPER 2011년 5월호